2025/05/07 2

은희경 <새의 선물>에서 작가의 말

개정판을 내기 위해 처음으로 전체를 다시 읽었다. 이 소설을 쓰던 내 모습이 자꾸 눈에 들어온다. 그때 나는 그동안 믿어온 것이 다 틀렸을지도 모른다는 불안 때문에 위축되어 있었다. 방치되었다고 무능하다고 생각했지만 수행해야만 하는 일상은 매일 어김없이 닥쳐왔다. 밤이면 지치고 찡그린 얼굴로 가계부를 쓰며 아침이 오지 않기를 바랐다. 내가 싫어하는 종류의 사람이 돼야만 했으므로 더이상 사랑을 원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농담을 잘하던 시절이었다. 불행과 고독에 대한 태연한 농담들. 그것은 그때의 나에게 허용된 일종의 패기였다. 간절할수록 건조하거나 삐딱하게 말하곤 했는데, 내가 나에게 먼저 신랄하면 불운이 나를 좀 봐줄까 싶어서였다......오늘따라 읽고 있는 책의 문장들을 따라 쓰게 된다.긴 연휴..

다양필사 2025.05.07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Pain is inevitable, Suffering is optional.간단하게 번역하면'아픔은 피할 수 없지만, 고통은 선택하기에 달렸다'라는 의미가 된다.무라카미 하루키의 책 서문에 나오는 말이다.하루키가 어느 날 마라톤 러너에 관한 특집 기사를 읽다가 발견한 내용이다.한 마라토너가 달리는 동안 형이 자신에게 알려준 문구를 떠올린다는 것이었데짧은 문장이지만 분명와닿는 구석이 있어 옮겨적었다.

다양필사 2025.05.07